새는 왜 한쪽 다리로 서 있어도 넘어지지 않을까. 한 번도 쉬지 않고 수만 킬로미터를 날아가는 철새는 언제 잠을 잘까. 한 번쯤 새에게 조금이라도 관심 있다면 떠올려봤을 궁금증이다. 윌북이 출간한 '새의 언어'에서 질문에 대한 담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새의 언어'는 일곱 살 때부터 한평생 새를 관찰해온 조류 관찰자인 데이비드 앨런 시블리가 자신이 직접 그리고 쓴 조류 도감이 담긴 책이다. 무엇보다 시블리가 그린 새의 그림은 사진이 전하지 못하는 따뜻한 느낌을 줘 독자의 감성까지 건드린다. 

'새의 언어'는 새의 깃털, 날개 등 신체 곳곳에 새겨진 놀라운 비밀과 인간과 새의 역사에 관한 각종 흥미로운 비하인드 정보는 물론, 새가 생물로서 작용하는 모든 원리를 쉽고 재미있게 담아 교육적 효과까지 높였다. 한국어 번역본에서는 국내의 저명한 동물 행동학자인 이원영 박사가 감수를 맡아 책의 완성도를 더했다.

시빌리는 금방이라도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를 듯 정밀한 200여 종의 새 일러스트를 펼쳐 보였다. 뿐만 아니라 수십 년간 새를 관찰하며 깨닫게 된 새들만의 흥미로운 생활방식과 최신 연구로 드러난 과학적 사실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인간의 시선으로 자연 다큐를 관람하는 것과 다르게 마치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듯 새의 시선을 따라 새의 감정과 삶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새의 언어'에서는 데이비드 앨런 시블리만이 알려줄 수 있는 아름답고 독특한 사유들이 곳곳에 만나는 재미가 있다. 

이 책의 특별함은 단순한 도감과는 다르게 새가 되어서 새로서 살아가는 법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새의 시력, 청력 등 모든 감각을 생생하게 표현하며 새의 몸으로 들어가 세상을 바라보고 기능하는 일을 체험하게 해주는 대중 과학서이자, 새들이 환경 변화에 적응해온 수많은 지혜를 풀어내는 진화에 관한 역사서이기도 하다.

한편, '새의 언어'는 월스트리트 저널, 디 애틀랜틱, 시애틀 타임스 등 유수의 언론에 새의 아름다움을 가장 놀라운 방식으로 나타낸 책이라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