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신간]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

내 캐시 : 0 캐시

총 결제 캐시 : 0 캐시

사용후 캐시 : 0 캐시

기사
문화
과학
금주의 신간
[금주의 신간]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
  • 입력2023-01-26 13:58:17








나이가 들어서 이가 모두 빠진 늙은 코끼리를 위해 젊은 코끼리가 음식을 대신 씹어준다. 엄마 침팬지는 아기 침팬지에게 흰개미 잡는 도구를 만들어 손수 쥐여주며 먹이를 구하는 법을 가르친다. 코끼리거북이는 애정을 구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토마토를 선물한다. 코끼리는 죽은 친구의 장례식에서 애도하며 몸에 흙을 덮어준다. 이처럼 살아 있는 생명체는 모두 나름의 방식으로 의례를 행하며 살아간다. 오직 인간만이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며 일정한 체계를 갖추었다는 선입견은 진실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행동생태학자이자 코끼리 전문가인 저자 케이틀린 오코넬은 지난 30여 년간 코끼리, 원숭이, 얼룩말, 코뿔소, 사자, 고래, 홍학 등 수많은 동물을 관찰하고 연구했다. 책 속에서 그는 우리 인간의 기원과 본성을 야생동물에게서 찾고 그들로부터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과 욕구를 탐색한다. 그 본능이란 다름 아닌 ‘관계 맺기’다. 인사, 집단, 구애, 선물, 소리, 무언, 놀이, 애도, 회복, 여행 등 야생동물의 10가지 의례 행동을 살펴보면서,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파악하고, 보다 생명력 넘치는 공동체를 이루어가는 데 필요한 빛나는 통찰을 제시한다.

과학기술은 고도로 발전하고 사회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지만 우리는 가장 소중한 것을 잊은 채 살아왔다. 지금까지 인간과 동물 종들이 혹독한 환경 속에서 어떻게 진화하고 살아남았는지를 돌이켜본다면 우리가 무엇을 회복해야 하는지 확실히 알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상대적인 현실에서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가치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코끼리 전문가가 보여주는 가장 원초적이고도 본질적인 야생 의례의 세계에서 답을 구해보자.

흔히 ‘의례’라는 단어를 들으면 종교적인 경건한 의식을 떠올릴 때가 많지만 넓은 의미의 의례는 종교적 관습의 경계를 훌쩍 뛰어넘는다. 의례는 기본적으로 ‘공동체’를 염두에 두고 과거와 현재, 나와 타인을 이어주는 일종의 기술을 말한다. 예배, 제사, 결혼식, 장례식, 축제뿐만 아니라 매일 아침 일어나 미지근한 물을 한잔 마시는 것, 매주 토요일 저녁에 한강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모임에 나가는 것도 일종의 의례라고 할 수 있다. 길을 걷다가 발로 돌을 차는 평범한 행동에도 사회적 의미가 깃든다면 의례가 된다.

현대의 과학기술은 인간과 동물들의 뇌가 비슷하게 작동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으며, 많은 동물이 인간처럼 감정을 느낀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영장류 동물학자 제인 구달은 인간의 의례가 침팬지의 의례를 본떠 생겨났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야생동물도, 인간도 살아가는 방식이 크게 다르지 않다.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의례를 행하고 있다. 우리는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도록 진화했기에 사회 공동체 속에서 직접 접촉하며 소통하고 친밀감을 느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지 못하면 사회적 동물은 시들어 죽고 만다. 인간도 예외는 아니다.

삶의 흔적을 돌아보고 동물처럼 의례를 행하는 삶을 되찾아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의례는 인류의 탄생과 함께 시작되었으며, 어떤 의례는 몇백만 년 동안 멸종 위기를 극복하며 지금까지 살아남아 우리 곁에 공기처럼 존재한다. (가령 미소나 웃음 짓기와 같은 무언 의례는 500만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져왔다.) 그리고 우리가 ‘우리’라는 이름으로 묶이는 한, 의례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30년 이상 대륙을 떠돌며 야생동물을 관찰하고 연구한 세계적인 코끼리 전문가이다. 역사학, 생물학, 인류학, 심리학, 정치학, 사회학, 철학, 문학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방대한 지식과 저자만이 전달할 수 있는 생생한 연구 현장 이야기를 아우르는 이 책은 저자가 직접 관찰하고 연구하고 성찰한 결과물들을 집대성한 작품이다. 남편 팀 오코넬과 함께 촬영한 책에 실린 총 37컷의 도판은 믿기 힘들 정도로 생동감이 넘친다.

코뿔소가 뿔을 맞대며 인사하는 모습, 코끼리들이 구덩이에 빠진 새끼를 구하기 위해 힘을 합치는 모습, 돛새치 무리가 진을 치고 사냥하는 모습, 기린들이 서로의 목을 감싸며 애정을 나누는 모습 등 저자 부부는 산과 바다, 사막을 가리지 않고 자연을 가르며 야생동물의 반짝이는 장면들을 순간 포착했다. 책 속에서 그는 언제나 동물들을 따라다니지만, 인간 사회에 대한 애정 또한 놓치지 않는다. 더 이상 자정 작용에만 기댈 수 없게 된 지구 위에서 자연과 우리 인간이 ‘공멸’하지 않고 어떻게 ‘공생’할 수 있을지 빛나는 통찰을 제시한다.

팬데믹, 기후문제, 경제 위기, 전쟁, 계층 갈등, 인종 차별 등 오늘날 전 인류는 유례없이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다. 과학기술은 고도로 발전하고 사회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지만 우리는 가장 소중한 무언가를 잊은 채 살아왔다. 책에서 소개하는 인사, 집단, 구애, 선물, 소리, 무언, 놀이, 애도, 회복, 여행 등 10가지 의례에는 그 ‘무언가’에 대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 저자 케이틀린 오코넬은 말한다. 위기 속에서 의례는 “우리의 생명줄이 되어줄 것이며 우리를 행복한 길로 안내해”줄 거라고.

☆Tip이 있는 뉴스, 팁뉴스    김이슬 book@tipnews.kr
관련 분야 기사
대전 소대헌·호연재 고택에서 만나는 실감형 융합콘텐츠
문화 예술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6월 2일부터 7월 2일까지 매주 금·토·일요일마다 국가민속문화재 대전 소대헌·호연재 고택에서 주·야간 실감형 융합콘텐츠 체험 프로그램 「호연함을 즐기네, 락호연」을 운영한다...
2023-06-01
6월 ‘여행가는 달’ 충북 추천 여행지
문화 예술
 충북도는 여행가는 달 6월을 맞이하여 충북의 수(水) 많은 매력이 펼쳐지는 호수길 여행지 9곳을 추천한다고 밝혔다.6월 추천 여행지는 △청주 양성산, 문의문화재단지 △충주 종댕이길 △제천 옥순봉 출렁다리...
2023-06-01
인천시, 개항장 활력 불어넣을 청년 지역전문가 모집
문화 예술
인천광역시(시장 유정복)와 인천관광공사(사장 백현)는 개항장 일대 스마트 관광도시 활성화를 위해 지역전문가를 발굴하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개항장 지역전문가 양성과정’ 프로그램의 참가자를 6월 30일까지 ...
2023-06-01
서울숲에 살고 있는 다양한 동·식물 만나볼까, <바이오블리츠 서울> 개최
문화 예술
 서울시가 도심의 생태를 시민과 함께 기록하는 체험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공존 중요성을 공유하고자 오는 6월 24일(토)부터 25일(일) 이틀간 성동구 서울숲에서 「2023 바이오블리츠 서울」을 개최한다.생물다...
2023-05-30




보도자료 기사제보 안내 투고 안내 SNS/블로그 시민기자단 객원기자단